약자의 정의는 불의가 된다

아편전쟁, 불의의 승리와 청나라의 몰락

강자의 불의가 정의로 둔갑한 역사


청나라 시절 중국에서 일어난 아편전쟁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아편전쟁의 파급은 실로 엄청났다. 만주족 왕조의 청나라는 아편전쟁 전까지만 해도 세계 어느 나라도 무시못할 대국(大國)이었다. 그러나 아편전쟁 이후 허약한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자 청은 덩치만 큰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일러스트: AI image. antnews 제공>

19세기 때 영국은 청나라에 모직물과 면화를 수출하고 청나라로부터 홍차, 비단, 도자기 등을 수입해 갔다. 특히 홍차를 많이 사 갔다. 청나라는 은을 받고 홍차를 팔았는데 그에 따라 엄청난 양의 영국 은이 청나라로 흘러 들어갔다. 그 결과 영국은 청나라와의 무역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영국은 청나라와의 무역에서 계속 손해를 보자, 청나라에 물건을 더 팔 수 있도록 지역을 넓혀 달라고 요청했지만 청나라는 영국의 요청을 계속 거절했다. 어떻게 하면 무역으로 인한 손해를 만회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던 영국은 청나라가 약으로 쓰기 위해 아편을 수입한다는 사실을 알고, 청나라 정부 몰래 청나라에 아편을 팔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아편이 밀수입되자 청나라에는 아편 중독자들이 늘어났다. 영국은 아편 수출로 많은 돈을 벌었고, 결국 영국이 수입하는 홍차의 양보다 중국에 파는 아편의 양이 더 많아졌다. 이를 알게 된 청나라는 아편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광저우(廣州)에 특별 관리 임칙서(林則徐)를 파견했다. 임칙서는 광저우에 있는 영국 상인들로부터 아편을 빼앗아 불태워 버리거나 아편에 석회를 묻혀 바다에 폐기해 버렸다. 아편은 석회와 소금을 만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 못쓰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조치에 분노한 영국 상인들은 임칙서에게 크게 반발하였고, 영국은 그 일을 빌미로 18406, 청나라를 공격하면서 아편전쟁을 일으켰다.

 

당시의 청나라는 영국을 감당할 만한 힘이 없었다. 지방 관리들은 부패해 있었고, 중앙 정부도 어수선했기 때문에 영국 해군은 청나라의 해안을 쉽게 장악하고 청나라를 위협했다. 결국 힘에 밀렸던 청나라는 18428, 영국에 항복하고 난징조약(南京條約)을 체결했다. 그 난징 조약으로 영국은 다섯 개의 청나라 항구에서 자유롭게 무역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홍콩섬의 지배권을 얻었다. 난징조약은 그렇게 영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 조약이었다.

 

영국은 그렇게 제1차 아편전쟁에서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큰 이익을 보지는 못했다. 영국산 제품이 여전히 청나라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영국은 청나라에 아편 무역을 합법화하고 북쪽의 대도시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청나라가 이를 거절하자, 영국은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킬 준비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애로호(Arrow)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애로호는 중국인이 소유한 배였지만 영국의 땅으로 할양된 홍콩에서 운항 허가를 받은 뒤 영국인 선장이 그 배에 영국 국기를 달고 때로는 해적선, 때로는 화물선 역할을 하고 다녔다.

 

1856108, 청나라 광저우의 한 관리가 영국 배, 애로호(Arrow)에 마약이 실려있는 첩보를 받고 그 배에 올라가 영국 국기도 내리고, 마약도 압수하였다. 그런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은 체포 과정에서 청나라 관리가 영국 국기를 강제로 내리게 했다며 청나라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청나라는 애로호가 영국 배로 등록된 기간이 말소되었으므로 청나라의 선박으로 볼 수 있고, 체포한 선원들 또한 중국인이므로 중국법으로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맞섰다. 그렇게 청나라가 사과하지 않고 맞서자 영국은 그 사건을 구실 삼아 다시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자 프랑스도 자기네 선교사가 청나라에서 처형당한 것을 핑계로 전쟁에 참여했다. 1858, 영국과 프랑스는 그렇게 제2차 아편전쟁을 벌였고, 그 전쟁에서도 청나라가 패배하자 영국은 더 많은 도시를 개방하고, 크리스트교 선교사들의 활동을 보장하며, 양쯔강과 다른 항구에 영국, 프랑스 등의 군함이 드나드는 것을 허락하겠다는 조항이 담긴 톈진조약(天津條約)을 맺으려 했다. 그러나 청나라가 이를 거부하자 1860년에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군이 청나라의 수도 베이징을 점령했다. 그 결과 베이징조약(北京條約)을 맺었는데 그 베이징조약으로 청나라는 톈진조약 때보다 더 많은 도시를 개방하고 홍콩으로 연결되는 구룡반도(九龍半島)까지 영국에 내주어야 했다.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영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대국의 간섭을 받게 되었다. 청나라 사람들은 전쟁 배상금을 마련할 세금을 내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그런 불만으로 청나라 곳곳에서는 농민 봉기와 사회개혁운동이 일어났다. 그런 농민봉기는 모두 실패했지만 1912, 중화민국이 탄생되는 출발점이 되었다.

 

위에 약술한 아편전쟁은 누가봐도 불의가 정의를 이기는 상식 밖의 전쟁이었다. 마약을 더 팔기 위한 전쟁이 어떻게 정의로운 전쟁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힘이 없었던 청나라는 결국 무릎을 꿇고 마약을 더 팔도록 더 많은 항구를 개방하고 홍콩섬까지 영국에 넘겨주었다.

 

이 명명백백한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약자의 정의는 불의가 된다. “강자의 불의는 언제든지 정의로 둔갑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정의를 내세워도 힘이 없으면 우리의 정의는 언제든지 불의가 될 수 있다.

 

 

 

-손 영일 컬럼



작성 2025.08.26 08:17 수정 2025.08.2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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