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漢儒學] 악(惡)의 뿌리를 뽑는 법: 중단된 개혁은 역습의 시작이다

개혁은 늘 명분에서 시작됩니다. 불공정, 부패, 기득권의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선언은 언제나 옳으며, 대다수 시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습니다. 하지만 혁명이 낡은 질서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단절의 역사라면, 개혁은 그 질서를 지탱해 온 견고한 시스템과 기득권의 저항을 뚫고 체질을 바꾸는 고통스럽고 긴 과정입니다.

 

 

검찰, 법원, 언론 개혁이라는 우리 시대의 과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역사적 과업은 현재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정치적 이슈에 가려 잠시 숨을 고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번 선거야말로 개혁의 성패,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가를 가장 치열한 승부처입니다.

 

많은 개혁이 실패하는 이유는 방향이 틀려서가 아니라, 도중에 멈추기 때문입니다.

 

기득권은 한 번의 충격이나 단발적인 구호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수십 년간 다져온 법적·제도적 구조로 얽혀 있고, 학연과 지연, 이권으로 촘촘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으며, 스스로 조직과 권력을 재생산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혁이 과감한 수술 대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시늉”에 그칠 경우, 그것은 개혁의 완성이 아니라 오히려 기득권 세력에게 무너진 전열을 정비하고 숨을 고를 시간을 벌어주는 일이 됩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민심에 밀려 물러난 듯 고개를 숙이지만, 내부에서는 더 교묘하고 강하게 조직을 재편합니다. 그리고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순간, 과거보다 결국 더 큰 반작용으로 돌아와 개혁의 성과를 통째로 집어삼킵니다.

 

춘추시대 오나라의 명장 伍子胥(오자서)의 경고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비자(韓非子)》 설림 하(說林 下) 편에 따르면, 초나라를 몰아붙이며 승승장구하던 오나라 왕 합려가 철군을 고민할 때 오자서는 단호하게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누군가를 물에 빠뜨려 죽이고자 할 때,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하고 그만둔다면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쉬지 않고 물을 마시게 하여 완전히 가라앉혀야 합니다(溺人者一飲而止則無遂者,以其不休也,不如乘之以沈之)."

 

이 냉혹하리만큼 명확한 비유는 개혁에 임하는 권력이 가져야 할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적당히 겁만 주고 물러선 개혁은, 물 한 모금 마시고 정신을 차린 상대가 더 잔혹한 방식으로 보복할 기회를 줄 뿐입니다. 악의 뿌리를 제거할 때는 그 숨통을 완전히 끊고,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도록 만드는 '불가역적(不可逆的)'인 종지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잠시 멈춘 개혁의 시계태엽을 다시 강력하게 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이번 지방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는 단순히 지역의 일꾼을 뽑는 문제를 넘어, 중앙 정부가 추진해 온 검찰·법원·언론 개혁에 대한 시민의 '최종 승인'이자 강력한 '재신임'이기 때문입니다.

 

개혁 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인 민심의 지지를 확인해야만 비로소 개혁의 동력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기득권의 저항을 뚫어낼 수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동력을 잃거나 주춤한다면, 기득권 세력은 이를 민심의 이반으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조직적인 총반격을 감행할 것입니다. 결국, 지방선거의 승리만이 개혁을 진정한 '불가역적' 단계로 진입시키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개혁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계와 같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서 미약하게 살아남아도 세포 속 유전자를 변이시키며 다시 창궐합니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병폐도 이와 동일합니다. 그들은 개혁의 바람이 불 때는 죽은 듯 엎드려 '단일대오'를 유지하지만, 정치적 지형이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변하는 순간 다시 독버섯처럼 살아나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세포를 교란하고 정의의 가치를 훼손합니다.

 

따라서 개혁의 총대를 멘 거대 여당 내부에 '속도 조절론'이나 기득권과의 '적당한 타협'을 주장하는 안일한 목소리가 있다면 이는 단호히 거부되어야 합니다. "야만과 대항할 때는 더 독하고 영리해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는 지방선거라는 거대한 전장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개혁의 칼날을 더욱 날카롭게 벼려야 합니다.

 

검찰과 법원을 완전히 '시민의 통제' 아래 두는 일, 그리고 언론의 왜곡된 프레임을 바로잡아 진실을 회복하는 일은 결코 겉핥기식 수술로는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권력 구조의 근본을 바꾸는 일이며, 그 시스템을 지탱하고 감시하는 힘은 오직 시민의 위대한 투표장에서만 나옵니다.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악의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내야 합니다. 기회를 잡았을 때 완전히 가라앉히지 못하면 우리가 가라앉게 된다는 오자서의 경고를 뼈에 새겨야 합니다.

 

잊지 맙시다. 중단된 개혁은 실패가 아니라, 더 참혹한 역습의 시작이 됩니다.

작성 2026.04.27 07:23 수정 2026.04.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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