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교수의 제언]] 쉰한번째 이형주 교수의 이야기, AI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AI 시대,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사색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다

AI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낯설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영상을 만들고, 자료를 정리하고, 코딩까지 수행하는 다양한 AI 프로그램과 에이전트들이 이미 우리의 일상과 업무 속으로 들어왔다. 과거에는 오랜 시간 배워야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몇 줄의 명령어와 질문만으로 구현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 변화는 분명 놀랍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단순히 더 빠르게 결과물을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인간은 이제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정확하게 질문하며, 더 현명하게 선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는가.

과거에는 무언가를 직접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글을 쓰는 능력, 계산하는 능력, 자료를 찾는 능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능력이 개인의 실력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이제 AI는 이러한 실행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코딩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코드를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 기술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AI에게 무엇을 만들게 할 것인지, 어떤 구조로 설계하게 할 것인지, 결과물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아는가’에서 ‘무엇을 어떻게 묻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질문이 곧 방향이 되고, 방향이 결과를 결정한다. 같은 AI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평범한 결과를 얻고, 어떤 사람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그 차이는 단순히 도구의 차이가 아니라 질문의 깊이, 생각의 넓이, 선택의 기준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나는 그 답이 사색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색은 단순히 가만히 앉아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다. 사색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것이 필요한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는 과정이다. 또한 수많은 정보와 결과물 사이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이다. AI는 빠르다. 그러나 빠르다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AI는 많은 답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답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 결과를 다시 질문하고 해석하며 자신의 생각으로 바꾸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생긴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을 넘어서는 생각의 힘이다. 현명한 선택은 많은 정보에서 나오지 않는다. 정보는 이미 넘쳐난다. 중요한 것은 그 정보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구분하고, 지금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 경험을 돌아보는 시간, 실패의 의미를 해석하는 시간, 앞으로의 방향을 묻는 시간이 쌓여야 가능하다.

스포츠 현장도 마찬가지다. 좋은 선수는 단순히 많이 뛰는 선수가 아니다. 자신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경기 흐름을 읽고,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선수다. 좋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많은 훈련 메뉴를 아는 것보다, 지금 이 선수에게 왜 이 훈련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AI 시대의 인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많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그 도구를 왜 사용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기술이 인간을 앞서가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술은 인간에게 더 깊은 질문을 요구하고 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삶에 대한 고민, 가치에 대한 판단, 관계에 대한 책임, 그리고 선택에 대한 성찰이다. 이것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인간다움의 영역이다. 그래서 나는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사색의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 많이 검색하는 것보다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더 빨리 결과를 얻는 것보다 더 바르게 질문해야 한다. 더 많은 답을 소유하는 것보다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AI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켜 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방향까지 대신 정해주지는 못한다. 결국 어디로 갈 것인지, 무엇을 남길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인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바로 사색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를 두려워하는 태도가 아니다. 무조건 따라가는 태도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AI를 도구로 삼되, 인간으로서 더 깊이 생각하는 태도다. 빠른 시대일수록 천천히 생각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복잡한 시대일수록 본질을 묻는 사람이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AI 시대, 인간의 가장 큰 무기는 결국 사색이다. 그리고 그 사색의 시간을 지켜내는 사람이 앞으로의 시대를 더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 트레이닝 현장에서 만난 스마트 농구공은 이형주 교수에게 농구를 감각이 아닌 데이터와 이해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 전환점이 되었다.

#사진 - 이형주 교수 제공

작성 2026.05.06 02:42 수정 2026.05.06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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