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운동가 윤현 칼럼] 헌법은 국민 위에 설 수 없다

[중소기업연합뉴스] 김준수 기자 = 정치는 권력을 얻는 기술일 수 있다. 그러나 헌법은 권력을 제한하는 약속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은 늘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권력을 국민 위에 두려는 순간, 정치는 국민을 잃었고 국가는 신뢰를 잃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시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시대 변화 속에서 헌법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한다. 초고령사회, 지방소멸, 인공지능 시대, 정치 양극화, 권력 집중 문제는 분명 새로운 국가 시스템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방향이다.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 아니면 정치인을 위한 개헌인가. 국민은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다. 법과 제도가 특정 정치세력의 위기 순간마다 등장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의도를 읽어낸다. 

 

특히 사법 리스크와 맞물린 개헌, 공소취소 논의, 권력구조 변화가 동시에 등장할 경우, 국민은 그것을 '개혁'보다 '방어'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헌법은 결코 누구를 살리기 위한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울타리이지, 정치인의 위기를 막아주는 피난처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수많은 역사를 경험했다. 독재도 겪었고, 권력형 비리도 보았으며, 정치가 법 위에 서려 했던 순간들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정치권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명분 없는 속도전'이다. 

 

국민적 공감 없는 개헌은 오래가지 못한다.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개혁은 결국 갈등만 남긴다. 헌법은 다수 의석으로 밀어붙이는 정치 기술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신뢰 위에서 세워져야 하는 국가의 기초 공사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개헌이라면 먼저 국민 삶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왜 청년은 미래를 포기하는가. 왜 노인은 외로운가. 왜 지방은 사라지는가. 왜 정치는 국민 신뢰를 잃었는가. 왜 국민은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정치 권력 구조만 바꾸는 개헌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정치인을 지키는 헌법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지키는 국가 시스템이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헌법은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남긴다. 그래서 개헌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더 넓게 들어야 하고, 더 천천히 합의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 앞에 정직해야 한다.

 

정치는 때로 승패를 다툴 수 있다. 그러나 헌법만큼은 누군가의 유불리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준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국민은 정치의 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편이기 때문이다.

 

 [국민운동가 윤현]

 

중소기업연합뉴스 기자 yko777@naver.com
작성 2026.05.12 00:19 수정 2026.05.12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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