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조만장자가 된 머스크, 미래엔 돈이 사라진다는 발언

AI와 로봇이 노동을 대신하는 미래, 돈의 가치도 바뀌는가

보편적 고소득을 말한 머스크, 풍요와 불평등의 새로운 질문

경제학계의 신중론, AI가 만든 부는 누구의 것이 될 것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순자산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조만장자(Trillionaire)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있다. 특히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머스크의 자산은 또 한 번 기록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 최고 부자로 평가받는 머스크가 정작 돈의 중요성이 사라질 미래를 이야기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최근 엑스프라이즈(XPRIZE) 재단 이사회 의장 피터 디아맨디스와의 대화에서 AI와 로봇이 대부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되면 결국 돈도 지금과 같은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부를 상징하는 인물이 돈의 종말을 말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화제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경제 시스템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지금, 머스크의 발언은 기술 낙관론과 현실 경제 사이의 간극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계 최초 조만장자가 던진 '돈의 종말'이라는 역설

머스크는 자신의 부를 단순한 현금이 아닌 기업의 미래 가치라고 설명했다. 주식 가치가 상승해 자산 규모가 커졌을 뿐 실제로 은행 계좌에 막대한 현금이 쌓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머스크는 "미래에는 돈 자체가 지금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피터 디아맨디스가 "조만장자가 되어가는 순간 돈의 가치가 사라진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거의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주장해 온 AI 경제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AI와 로봇이 생산의 중심이 되는 시대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의 핵심은 생산 주체의 변화다. 지금까지 경제는 인간의 노동력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기업은 사람을 고용해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노동의 대가로 임금이 지급됐다. 그러나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이 구조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공장에서는 로봇이 24시간 생산을 담당하고, 사무실에서는 AI가 문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고객 응대까지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법률, 교육, 금융 등 전문 분야에서도 AI의 역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러한 변화가 생산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비가 거의 들지 않는 환경에서는 상품과 서비스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희소성이 감소하면서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국 경제가 '결핍의 시대'에서 '풍요의 시대'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편적 고소득'이라는 새로운 사회

머스크는 과거부터 기본소득(UBI)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혀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이라는 개념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생계를 유지할 최소한의 소득을 지급하는 수준이 아니라, AI와 자동화가 창출한 막대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상에는 영국 작가 이언 M. 뱅크스의 SF 소설 '컬처(Culture)' 시리즈의 영향도 반영돼 있다. 작품 속 사회는 초지능 AI가 대부분의 생산과 운영을 담당하며 인간은 생계를 위한 노동에서 벗어나 창작과 탐구, 문화 활동을 중심으로 삶을 살아간다. 머스크는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다면 현실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회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실은 기술보다 분배가 더 큰 과제

그러나 경제학계는 머스크의 전망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I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 혜택이 사회 전체로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재 AI 산업은 거대 기술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핵심 기술과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는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AI가 창출한 부 역시 소수의 기업과 투자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는 늘어난다. 특히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전문직 영역까지 AI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노동시장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본소득, 직업 재교육, 평생학습, 사회안전망 강화, 조세제도 개편 등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 발전만으로는 모두가 풍요를 누리는 사회가 자동으로 실현되지 않으며, 부의 분배 구조와 사회적 합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단순히 "돈이 사라진다"는 자극적인 예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의 메시지는 AI와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기존 경제 시스템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에 가깝다.

 

실제로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으며, 인간의 역할 또한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풍요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그 풍요가 자동으로 사회 전체에 공유되는 것은 아니다.

 

AI 시대의 핵심 과제는 기술 자체보다 제도와 분배에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과 함께 새로운 사회안전망, 교육 시스템, 조세 체계, 부의 분배 방식에 대한 논의가 병행될 때 비로소 기술 발전의 혜택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가 던진 "미래에는 돈이 의미를 잃을 수 있다"는 한마디는 인류가 앞으로 어떤 경제 질서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I가 만들어낼 미래는 기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소유하고 활용하며 함께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의 선택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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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7.08 23:10 수정 2026.07.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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