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과 고전시가, 근현대 문학을 돌에 새긴 한글 전각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9월 8일부터 27일까지 경기 여주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제1회 초대작가전 ‘집현전 전람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각작가 김내혜가 한글과 우리 문학을 소재로 제작한 작품 24점을 소개한다. 작품에는 해남석과 단양석을 사용했다. 전시는 ‘우리의 글’, ‘우리의 문학’, ‘우리의 독립의지’를 큰 주제로 삼고, ‘훈민정음 판본체’, ‘세종대왕과 팔 학사’, ‘고전시가’, ‘백석과 김소월’, ‘나의 소원’ 등 5개 부문으로 구성한다.
‘훈민정음 판본체’ 부문에서는 훈민정음과 조선 전기 한글 문헌을 전각으로 옮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훈민정음 언해 서문’은 1459년 간행된 『월인석보』 권1의 훈민정음 언해 서문에서 한자와 주석을 제외한 한글을 단양석 두 점에 양각한 작품이다. ‘월인천강지곡 1장, 2장, 3장’은 1447년 간행된 『월인천강지곡』의 첫 세 장을 해남석 세 점에 새겼다.
문자를 새기는 방식 자체를 작품의 조형 요소로 삼은 작업도 선보인다. ‘한글은 땅을 닮았다’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자모음을 1㎝ 크기의 해남석에 양각한 뒤 원석 위에 불규칙하게 배치한 작품이다. 보도자료는 이 작품과 ‘어린 백성’을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소개했다.
‘어린 백성’은 한글 홑자 2,350자를 각각 작은 해남석 2,350개에 새겨 한지에 붙인 대형 작품이다. 붙임 자료에 따르면 전체 크기는 세로 960㎜, 가로 1,490㎜다. 작가는 이 작품에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담았다. ‘점자 용비어천가 2장’은 『용비어천가』 2장의 내용을 점자로 양각해 문자와 촉각 표현을 연결했다.
‘세종대왕과 팔 학사’ 부문에서는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 8명의 이름을 새긴 인장을 활용한 작품을 전시한다. 보도자료에 명시된 학사는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강희안, 이개, 이선로다. 인장을 찍은 한지 아홉 장을 돌 물그릇 위에 띄우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우리 문학을 돌에 옮긴 작품들도 이어진다. ‘고전시가’ 부문에는 고려가요 ‘정석가’를 비롯해 정극인의 ‘상춘곡’, 정철의 ‘장진주사’, 조선 후기 평민가사 ‘춘면곡’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온다. 붙임 자료의 ‘상춘곡’은 정극인의 문집 『불우헌집』에 실린 가사를 해남석에 양각했으며, ‘춘면곡’은 작품의 내용을 해남석에 음각했다.
근대문학을 다룬 ‘백석과 김소월’ 부문에서는 백석의 ‘가즈랑집’과 ‘고야(古夜)’, 김소월의 ‘옛늬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 3점을 전시한다. ‘가즈랑집’은 해남석에 양각했고, ‘옛늬야기’는 부정형 해남석에 네모난 양각 공간을 만든 뒤 시를 음각했다.
마지막 ‘나의 소원’ 부문에서는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과 「대한독립여자선언서」를 새긴 작품을 선보인다. ‘나의 소원’은 『백범일지』 본문 뒤에 실린 글 전문을 해남석에 음각한 작품이다. ‘대한독립여자선언서’ 작품은 2026년 제작됐으며, 보도자료와 작품 설명은 1919년 2월 간도에서 애국부인회가 선포한 선언문 전문을 음각했다고 설명한다.
김내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글전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소개하고, 그동안 동양예술의 정수라고 불리던 전각세계에 한글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8일부터 27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