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가 지역 공동체가 손수 일궈내는 영사기 불빛으로 환하게 물든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머내마을영화제'가 9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수지구 곳곳에서 펼쳐진다. 2018년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작게 시작했던 영화 소모임이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독창적인 문화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제시된 슬로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이다. 주민들이 직접 작품 선정부터 기획, 제작, 상영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가는 이번 행사는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운영된다.
개막작인 '얼굴'을 시작으로 마을 곳곳을 활용한 '동네방네 상영관', 전 연령대가 참여하는 '나도감독', 신진 창작자들의 등용문이 된 청년감독 특별상영전, 관객과의 대화(GV), 야외 축제 및 씨네골목상점 등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특히 개막 작품과 청년감독 특별전은 관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전 좌석이 매진되며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축제는 주민 참여 기반이 한층 넓어졌다. 스스로 감독이 되어 작품을 출품하는 '나도감독' 코너에는 초등학생부터 시니어 계층까지 총 30편의 신작을 내놓았다. 청년 감독 공모전의 경우 지난해 260여 편의 두 배가 넘는 540여 편이 접수되어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상영 장소 역시 일상적인 공간으로 확장됐다. 금융기관, 도서관, 교육시설, 종교시설, 복지관 등 마을 내 18개 공간이 임시 극장으로 변신해 총 6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식은 9월 9일 오후 7시 수지농협 동천지점 4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연상호 감독의 '얼굴' 상영 후에는 주연을 맡은 박정민 배우가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연출가 이미랑 감독과 주호민 작가가 진행을 맡아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마을 공간을 활용한 '동네방네 상영관'은 수지농협, 수지신협 문화센터, 청소년문화의집, 백남준아트센터 등 18곳에 마련됐다. 전문 교육을 받은 주민 프로그래머들이 수개월간 고민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 '세계의 주인', '창가의 토토' 등 공간 성격에 맞는 작품들을 신중히 엄선했다.
창작자로 변신한 주민들의 열정도 빛난다. 89세의 나이에 단편 영화 출품에 성공한 어르신부터 호러 장르에 도전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까지 참여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노년층의 소소한 일상과 해학을 담아낸 '경로당의 타짜들' 같은 작품은 마을 공동체의 다채로운 삶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년감독 공모작 중 최종 선발된 6편도 관객과 만남을 기다린다.
유명 영화인과 문화 예술인들의 자발적인 동참도 눈길을 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룡 배우와 주호민 웹툰 작가가 주민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올렸다. 배우 오민애는 홍보위원으로 합류해 힘을 더했다. 류승룡 배우는 응원 영상과 챌린지에 참여했으며, 주호민 작가는 마스코트 캐릭터 '꼼마'를 직접 디자인했다. 청소년들로 구성된 '홍보틴스' 역시 다채로운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말인 9월 12일에는 목양교회 잔디광장에서 마을 잔치가 펼쳐진다. 주민들의 문화 공연과 체험 부스, 먹거리 장터가 어우러지며,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 야외 상영 및 GV가 진행된다. 인근 상점들은 '씨네골목상점'으로 연계되어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머내마을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국내영화제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자체 지원과 함께 지역 주민,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후원이 더해져 더욱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이선경 집행위원장은 "지난 9년간 축제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민 간의 유대감과 관계의 힘이었다"라며 "행사 규모가 늘어나더라도 주민이 주인이 되어 이웃과 삶을 나누는 본래의 취지를 변함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