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색처럼 보이지만, 작품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겹쳐진 물감과 반복된 선, 작은 흔적들이 본래 모습을 드러내고, 그 사이로 작가가 작품 앞에서 보낸 시간이 읽히기 시작한다.
서울 강남 선정릉역 인근에 위치한 스텔라갤러리는 권기자·조미화 2인전 《하나의 色, 시간을 쌓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품을 ‘색’과 ‘시간’이라는 공통된 시선으로 바라본다. 두 작가에게 색은 단순히 화면을 채우는 시각적 요소가 아니다. 반복되는 행위와 물질의 축적을 통해 비로소 만들어지는 시간의 결과물에 가깝다.
권기자의 〈시간의 축적〉은 겹겹이 쌓인 물감과 작은 흔적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화면 위에서 이루어지는 반복적인 행위는 어느 순간 작가가 보낸 시간 그 자체가 된다. 물감의 두께와 미세한 표면의 변화에는 손의 움직임과 호흡, 기다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따라서 그의 화면은 단순히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시간이 물질로 변환되어 켭켭이 쌓인 지층처럼 다가온다. 멀리서 볼 때의 전체적인 색과 가까이에서 발견하는 수많은 흔적 사이에는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층위가 존재한다.
조미화의 작품에서도 반복은 중요한 조형 언어가 된다. 수없이 되풀이된 선과 물질의 흔적, 그리고 그 위에 축적된 시간이 화면을 형성한다.
밝은 노랑과 깊은 초록, 고요한 검정과 은빛 회색 등 서로 다른 색의 화면은 멀리서는 하나의 색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품 가까이 다가갈수록 화면은 더 이상 단색이 아니다. 무수한 선과 흔적, 미세한 질감 등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가지 색 안에 수많은 시간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작가의 작업 방식과 조형 언어는 서로 다르지만 흥미롭게도 같은 지점에 도달한다.
‘하나의 색은 수많은 시간의 축적 끝에 만들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시 제목 《하나의 色, 시간을 쌓다》는 두 작가를 연결하는 하나의 문장이 된다. 색은 결과이고, 그 색을 만들어낸 것은 반복과 기다림, 그리고 작가가 작품 앞에서 보낸 시간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스텔라갤러리 대표 샐리 박은 “두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며 하나의 색이 완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행위가 쌓였을까 생각했다”며 “서로 다른 작업이지만 결국 ‘시간의 축적’이라는 지점에서 만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대표는 “이미지를 빠르게 소비하는 시대인 만큼,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으면 한다”며 “작품을 가까이에서 천천히 바라보며 화면에 쌓인 흔적과 시간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色, 시간을 쌓다》, 결국 하나의 색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쌓여야 비로소 완성되는 풍경인지도 모른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시간의 깊이는 작품 앞에 섰을 때 비로소 보인다. 스텔라갤러리에서 그 ‘하나의 색’을 직접 마주해야 할 이유다.
[전시 정보]
전시명: 권기자·조미화 2인전《하나의 色,시간을 쌓다》
전시기간: 2026년 9월 12일 ~ 10월 17일
장소: 스텔라갤러리
주소: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49길 17 (선정릉역 1번 출구)
문의: 02-512-7277
운영: 주 4일(수, 목, 금, 토) 오픈

















